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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타

「식객2」- 허영만

by omicron2000 202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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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그리움을 맛보러 가다

 

허영만 식객2 완간 세트

한국인들도 잘 몰랐던 팔도강산의 음식과 식재료들, 그리고 숨겨진 맛집을 철저한 취재와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발굴하고 검증하여 진한 감동의 스토리로 담아낸 《식객》은 만화라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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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수와 성찬이 결혼하고, 「식객」이 완결된 지 수 년이 지난 뒤 허영만 작가가 야심차게 웹툰으로 내 놓은 후속작이다. 다만 등장인물이나 배경 등은 전작과 공유하지 않으며, 사실상 음식이라는 테마와 「식객2」라는 제목만 이어진다. 세부적인 설정도 전작과 크게 차이가 있다. 성찬은 여러 곳을 옮겨 다니는 차장수였지만 본작의 주인공 고무신은 식당 '그냥밥집'의 주인이며, 전작에서는 길가는 사람들도 음식에 관한 온갖 지식을 섭렵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 여기에서는 음식을 잘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요약하자면 「식객」이 받았던 비판을 받아들여 이를 더 현실적이고 그럴듯하게 개선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이 식당 주인이라 요리 실력에 당위성이 생기며, 등장인물이 적어 캐릭터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낡았다는 느낌을 받은 「식객」과 비교하면 확실히 세련되어졌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잘못된 정보를 전하거나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동이 크게 줄어들었고, 그 덕분에 작품의 주제가 더욱 잘 전달되었다. 「식객」이 11년이라는 긴 연재 기간에도 불구하고 다루지 못한 요리가 많은데, 그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래 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마저도 부족해서 저자는 「식객2」 완결 후에도 커피나 안동 간고등어를 소재로 한 음식 만화를 그렸다.) 27권짜리였던 「식객」에 비하면 분량이 3권으로 짧아졌지만, 전작이 그 긴 연재 기간 때문에 후반으로 갈수록 문제가 두드러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짧은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허영만 작가의 특징 중 하나는 70년대부터 활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까지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에는 액션, 스포츠 만화를 주로 그렸으나 대표작 중 하나인 「타짜」는 도박 만화이며, 「식객」 이후로 음식도 많이 다루고,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관상이나 역사, 심지어 최근에는 주식 투자와 관련된 만화를 그렸을 정도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 「식객2」는 이런 그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 웹툰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도전했고, 흑백으로만 그리던 기존 작품과는 달리 컬러 연재를 선택했다. 전작에서 비판받은 점까지 대대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여 주어 그가 한 자리에 안주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한다. 아직까지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사살이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건대 이 또한 언젠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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