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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순수문학27

「기차의 꿈」 - 데니스 존슨 이것이 한 사람의 삶이다 기차의 꿈(양장본 HardCover)데니스 존슨이 2002년 〈파리 리뷰〉에 처음 발표한 『기차의 꿈』은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살아간 철도 노동자이자 벌목꾼 로버트 그레이니어의 생애를 그린 소설로, 시대의 격변과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소멸되어버린 삶의 방식을 강렬하면서도 서정적으로 써내려간다. 이 소설은 그해 〈파리 리뷰〉에 발표된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아가 칸 상을 받았고, 이듬해 오헨리상을 수상했다. 그후 2011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뉴요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올해 가장 사랑받은 책, 〈에스콰이어〉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12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그해 퓰리처상은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았다.. 2024. 5. 12.
「승부」- 파트리크 쥐스킨트 챔피언과 도전자와 한 판의 승부 승부 두 명의 체스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승부』는 삶의 축소판과 같은 이야기다. 늙은 고수이자 체스 챔피언인 〈장〉과 예기치 못한 포석과 공격으로 챔피언의 허를 찌르는 젊은 도전자의 한판 승부가 장자크 상페의 그림과 어우러져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뤽상부르 공원 일대의 체스계를 주름잡던 장은 체스의 기본도 제대로 모르는 완전 초보와 어느 날 저녁에 체스 한 판을 두게 된다. 소설은 이렇게 낯선 젊은이가 동네 챔피언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도전자의 포스가 범상치 않다. 일단 말이 없다. 거기다 세상 모든 일에 무심한 듯한 냉담함과 무표정한 얼굴, 범접하기 어려운 외모, 몸에 밴 침착함과 자신감,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면서 묘한 오라가 풍겨져 나온다. .. 2023. 11. 7.
「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플렉트뤼드가 로베르로 거듭난 과정 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로베르 인명사전』. 이 책은 란 사전의 이름으로 살인자가 나를 살해하기에 앞서 언급한 이름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나를 죽인 자의 일생에 관한 소설이라고 말했다. 저자 아멜리 노통브 출판 문학세계사 출판일 2015.08.25 좀 독특한 작품이라 줄거리를 먼저 요약하자면,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감옥에서 낳은 플렉트뤼드라는 아이가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플렉트뤼드는 이모 클레망스의 집에 보내져 그 집의 아이로 자라나는데, 플렉트뤼드의 눈동자에 매료된 클레망스는 그녀가 특별한 존재라 믿게 되어 그녀를 발레 학교에 보낸다. 하지만 발레 학교는 건강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체중을 감량할 것을 요구했고,.. 2023. 5. 23.
「악마」 - 레프 톨스토이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성욕이라는 원죄 톨스토이 악마 - 저자 레프 톨스토이 출판 작가정신 출판일 2000.10.01 아버지가 죽고 영지를 물려받은 예브게니는 젊고 건강하고 성실한, 다시 말해 흠 잡을 데 없는 남자였다. 귀족임에도 농장의 농민들과 큰 마찰 없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차용증이 없어 갚을 의무가 없었음에도 아버지의 개인적인 빚을 갚았다. 농장의 살림이 어려웠지만 경영 수완을 발휘해 경제적 여유를 갖출 정도로 능력도 좋았다. 이런 그도 한창 때의 남자였기에 여성에 대한 육체적인 욕망은 어쩔 수 없었는데, 혼자 고민하던 그는 산지기에게 정을 통할 여자를 부탁한다. 유부녀는 남편에게 들킬 위험도 있고 도의적으로 꺼려졌으나, 산지기는 남편이 멀리 출장을 가 있다는 스체파니다라는 여자를 추천한다.. 2023. 3. 27.
「데미안」- 헤르만 헤세 새 시대의 시대정신과 그 선지자 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현실에 대결하는 영혼의 발전을 담은 헤르만 헤세의 걸작 『데미안』. 독일 문학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다.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발표했던 작품으로, 열 살 소년이 스무 살 청년이 되기까지 고독하고 힘든 성장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불안과 좌절에 사로잡힌 청춘의 내면을 다룬 이 작품은 지금까지 수많은 청년세대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목사인 부친과 선교사의 딸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헤르만 헤세는 회고적이며 서정성이 강한 신낭만주의적 경향의 작가로 출발했으며,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깊이있고 내면적인 사고를 갖게 돼 증오보다 사랑, 전쟁보다 평화가 더 아름다움을 강.. 2022. 10. 4.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 엘렌 위트링거 어떻게 부르는지가 정체성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 십대의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고민해도 괜찮아!엘렌 위트링거의 소설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 이름 뒤에 숨어 있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성소수자 청 book.naver.com 미국의 한 해안 마을 스크럽 하버에서 별안간 몇몇 어른들이 마을 이름을 폴리 베이로 바꾸자는 주장을 한다. 폴리 베이가 스크럽 하버보다는 더 멋지고 세련된 이름인 데다가, 마을 이름을 세련되게 바꾸면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모든 사람이 이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날짜를 잡아 투표를 진행해 그 결과를 따르기로 했는데, 어른들의 주장에서 시작한 이 문제가 어느 새 아이들의 문제로 이어져 학교가 스크.. 2022. 8. 24.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미치 앨봄 타인이란 아직 만나지 못한 가족일 뿐이다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의 작가 미치 앨봄의 따뜻한 시선!의 작가 미치 앨봄이 선보이는 감각적인 장편소설『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죽음에서 시작해 삶으로 끝을 book.naver.com 에디는 루비 가든이라는 이름의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늙은 엔지니어다. 그는 추락하는 놀이기구에서 한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고, 그 결과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는 사후 세계에서 눈을 뜬다. 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과 관련된 다섯 명의 사람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이 다섯 명은 그가 보지 못했던 다른 면을 보여줌으로써 그에게 인연, 희생, 용서, 사랑, 그리고 화해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처음 만난 이는 서커스 프릭쇼에서 일하던 파란 남자였다. 어린 시절.. 2022. 6. 26.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필경사 바틀비 월 스트리트에 파란을 일으킨 바틀비의 폭탄 선언!과 더불어 허먼 멜빌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중단편 『필경사 바틀비』. 1853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당시 미국 금융경제의 중심 book.naver.com 필경사라는 직업은 말 그대로 글을 손으로 적는 사람이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월 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로, 그는 자신을 대신해 법률 문서를 작성하거나 복사할 필경사 니퍼스와 터키, 그리고 잡무를 맡은 진저 너트 세 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다. 이 셋은 모두 별명으로, 니퍼스는 오후엔 일을 잘 하나 오전에는 신경과민 증상을 보이며, 터키는 오전에는 성실하나 점심에 술을 마시고 오후에는 취한 채로 있는 사람이다. 새로 들어온 필경사 바틀비는 이들에 비.. 2022. 5. 1.
「관객모독」- 페터 한트케 관객들이여, 이 즐거운 모독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관객모독 전통적 연극의 형식과 관습을 거부한 문제작!치열한 언어 실험을 통해 글쓰기의 새로운 영역을 연 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페터 한트케의 초기 희곡 『관객모독』. 새롭고 독창적인 문학의 book.naver.com 연극에는 제4의 벽이라는 개념이 있다. 연극에서 인물이 감옥 안에 갇힌 상황을 생각해 보자. 무대의 양옆과 뒤는 벽으로 막혀 있는데, 관객을 향한 방향으로는 벽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당 인물이 갇혔다는 점을 확실히 하려면 관객 방향으로도 벽을 세워서 인물을 완전히 가두어야 하지만, 관객들이 배우의 모습을 보고 소리를 들어야 하니 벽이 '없지만 있는 척'을 한다. 관객들이 다 보고 들을 수 있음에도 배우는 '혼자 있는 척'을 하며, 한 쪽.. 2022. 3. 6.
「외투」- 니콜라이 고골 정복을 차려입은 코, 외투를 뺏는 유령, 그리고 스페인의 왕 외투 “러시아의 모든 작가는 고골의 「외투」로부터 나왔다.”(도스토예프스키) 기상천외한 불세출의 이야기꾼 고골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는 세 가지 이야기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는 미래의 외투 book.naver.com 흔히 러시아의 작가라고 하면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체호프 등 제정 러시아 후기의 작가들이 주로 다루어진다. 니콜라이 고골은 시대적으로 이들보다 수십 년 일찍 활동한 선배에 해당하는 작가로, 현재 그들보다 유명세는 덜할지 몰라도 러시아 문학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의 모든 작가가 고골의 「외투」로부터 나왔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이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면 그의 작품 또한 일반적인 러시아 문학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2022. 2. 26.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습지의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재가 노래하는 곳 다양한 생명이 숨 쉬지만 인간이 살아가기에는 가혹한 환경에 홀로 남겨진 소녀의 이야기!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펴낸 첫 소설 『가재가 노 book.naver.com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상당히 특이한 소설이다. 저자부터가 굉장히 독특한 약력의 소유자로, 본업은 동물학자이자 70살에 이 책으로 데뷔한 소설가이다. 그 때문인지 책의 장르가 불분명해 성장 소설이자 로맨스 소설이자 법정 스릴러 소설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중 어느 한 요소도 부족함 없다는 것이 이 책 최대의 특징이자 강점이기도 한데, 이 모든 요소가 습지라는 하나의 핵심 소재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 카야는 습지에서 인.. 2022. 2. 13.
「벽에 난 문」- H. G. 웰스 어른이 되어 가며 놓치게 되는 벽 속의 문 벽에 난 문 책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상 book.naver.com 「벽에 난 문」은 「타임 머신」, 「우주 전쟁」, 「투명 인간」 등으로 알려진, SF의 거장 허버트 조지 웰스가 쓴 단편 소설로, 그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SF 장르와는 거리가 있는, 어찌 보면 판타지 소설에 가까운 책이다. 원제는 「The Door in the Wall」로, 「벽 속의 문」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화자의 친구 월러스가 어릴 적 발견했던 녹색 문에 대한 이야기이다. 월러스는 그가 다섯 살일 때 벽에서 한 녹색 문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문은 커다란 정원으로 이어져 있었고, 그곳에서 그는 공을 가지고 노는 표범을 보았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른 동물들도 만나며 앞으로 나아.. 2022.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