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6 「눈꽃 아가」 - 이해인 오늘도 한줄기 노래가 되어 너에게 가겠다 아가(雅歌)는 구약성경의 한 부분으로, 솔로몬 왕이 남녀의 사랑을 노래한 구절이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우리말로는 우아한 노래라 하여 아가라 하고, 영어로는 노래 중의 노래라 하여 Song of Songs라고 한다. 아가가 남녀의 사랑을 다루듯,「눈꽃 아가」또한 사랑을 다룬다. 꽃과 나무, 자연물에 대한 사랑, 사람에 대한 사랑. 저자가 수녀이기에 신앙의 대상에 대한 사랑도 엿보인다. 이해인 수녀의 시집을 읽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지만, 사랑을 표하는 대상이 다양하면서도 차별을 두지 않아 보편적인 사랑, 아가페를 다룬다는 감상이다. 여기에 더해 일부는 속죄적이고 일부는 경건하다는 느낌마저 드는데, 과연 종교인이 쓴 시답다고 느낀 순간이 몇 있다. 절대적인 사랑인 아가.. 2025. 11. 3. 「허수아비」 - 김승재 진도의 말로 쓰는 시조 허수아비김승재 시집 [허수아비].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의 다양한 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저자김승재출판고요아침출판일2018.08.17 정형시는 말 그대로 일정한 형식을 지닌 시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국어 시간에 자주 다루는 시조는 3-4-4-4/3-4-4-4/3-5-4-3 의 음절을 기반으로 하여 쓰인 시다. 시조라는 형식은 고려~조선 당시의 문화적인 맥락에 기반한 것이기에 해당 맥락이 공유되지 않는 현대에 시조를 쓴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형태의 모방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나, 과거에도 규칙을 완화한 사설시조가 쓰인 바 있으며, 형식 자체가 주는 운율도 무시할 수 없다. 즉 시조의 형식을 가진 현대시도 적절한 변용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허수아비.. 2025. 7. 8.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 - 나태주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수수한 풀꽃처럼 우리 곁의 작고 여린 존재들을 노래해 온 시인, 나태주의 신작시집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가 출간되었다. 하루하루 있는 힘껏 살아내고 있는 이들에게 온기 어린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2023년 5월부터 2024년 5월에 걸쳐 새롭게 써내려간 작품 178편을 담았다. 50년 넘게 이어 온 시인 나태주로서, 어느덧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든 인간 나태주로서 자신의 시와 삶을 되돌아보는 시선이 오월의 봄볕처럼 따뜻하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시인저자나태주출판열림원출판일2024.05.30 나태주 시인은 곧 80이 된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집에는 인생의 말년을 정리하는 내용의 시가 적잖이 보인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라.. 2025. 3. 2.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그가 우릴 위해 시를 쓰는 이유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단 세 구절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풀꽃」의 나태주 시인이 새 시집을 낸다. 시인이 그동안 써온 시들을 엄선하여 독자들에게 건넬 만한 온전한 진심을 추려낸 결과물이다. 더구나 이번 시집은 시인의 50년 시력을 기념하는 시집이라서 더더욱 뜻깊다. 여기에 따뜻한 터치로 자연의 미묘한 색감과 생명력을 표현해오고 있는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오아물 루(Oamul Lu)의 작품이 표지 전체를 감싸며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서정성 짙은 오아물 루의 그림은 시인의 따사롭고 아늑한 감성적인 시 세계로 독자들을 한껏 끌어당긴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 2024. 8. 11. 「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 - 한영옥 네 참얼굴을 기다리는 동안엔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았다 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문학동네시인선 110)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특유의 섬세하고 차분하며 어조로 묵묵히 시작 활동을 해온 한영옥 시인의 신작 시집을 펴낸다. 문학동네시인선 110번째 시집으로 펴내게 된 『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은 제목에서 유추가 되듯 행과 연 사이 이미 들어찼거나 곧 들어찰 슬픔의 전조로 눈물이 그렁그렁한 시들 천지다. 우리들의 숙명이라 함은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플 수 있다는 두 가지 아픔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는 거. 일상에서의 ‘전갈’은 사람을 시켜 말을 전하거나 안부를 물을 때의 단어로 풀이될 수 있겠으나 시에서의 ‘전갈’은 상징이자 비유의 얼굴일 터, 이 시집에 실린 시들에 얼굴을 묻고 있자니 우리가.. 2024. 6. 1. 「올바름을 읊다」- 강성수 올바름을 향해 외치는 구호 [전자책] 올바름을 읊다 사람으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깊은 내면의 질문을 누구나 한번쯤 맞닿게 된다. 그리고 잊혀진 어느 시점에선가 다시 한 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질 www.aladin.co.kr 제목대로 다소 교조주의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저자가 생각하는 '올바름'에 대한 시로 구성된 책이다. 올바름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아니라,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지, 즉 화합이나 공존같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부터 환경 문제, 자식 교육, 심지어 좋은 직장 찾지 말고 남 탓하지 마라는 내용까지 저자의 의견을 때로는 종교적이고 때로는 사상적으로 시의 형식으로 나타냈다. 사실 말이 시지 그냥 뚝뚝 끊어 쓴 주장이라고 느껴진다. .. 2023. 12. 30. 「해변의 묘지」- 폴 발레리 어디로 가니? 끝장내러 간다. 무엇을 할 것인가? 죽음. 해변의 묘지 “나는 기다렸다. 내 작품도 기다려 왔다. 발레리의 시를 읽었을 때 그 기다림이 끝난 것을 알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삭막하고 씁쓰름한 의식의 궤적 끝에 부드러운 관능이 있다.” -김현(불문학자) 저자 폴 발레리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2.01.20 폴 발레리는 상징주의 사조의 시인이다. 그리고 그는 이를 자랑하기라도 하듯 거의 모든 시어를 비유와 은유를 통해 묘사한다. 단순히 상징을 많이 사용한다 해서 상징주의적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변의 묘지」는 본래의 이름대로 불리는 개념이 드물 정도로 그 정도가 심하다. 상징을 많이 사용한 글은 으레 현학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나 그의 작품은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데, 이.. 2023. 2. 5. 「꽃씨와 도둑」- 피천득 그래 너 한 마리 새가 되어라, 천년 고목은 학같이 서 있으리니 피천득 문학 전집 1: 시집 꽃씨와 도둑(양장본 HardCover) 금아 피천득 서거 15주년을 맞아 펴낸 피천득 전집 -(1)시집 (2)수필집 (3)산문집 (4)번역시집 (5)번역집-셰익스피어 소네트 (6)번역 단편소설집 (7)번역 이야기집 피천득 문학 전집(1) 시집 꽃씨와 도둑 : 1926년 첫 시조 〈가을비〉와 1930년 4월 7일 《동아일보》에 실린 첫 시 〈찾음〉을 필두로 초기 시를 다수 포함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와 있는 시집들과 다르게 모든 시를 가능한 발표연대 순으로 배열하였다. 창작시기와 주제를 감안하여 시집의 구성을 193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총 8부로 나누어 묶었다. 이전 시집에 실려있지 않은 일부 미수록 시들.. 2022. 9. 6.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인이 시인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고전이 된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와 리자 하이제 부인과의 편지를 묶은 〈젊은 여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한 권에 묶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습작시인 프란츠 book.naver.com 훗날 소설 작가이자 극작가로 활동하게 될,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라는 이름의 청년이 시인 릴케에게 편지를 보낸다. 아직 미숙한 시인이었던 그는 자신이 쓴 시를 함께 보내며 릴케에게 평가를 요구했는데, 이 편지에서 시작해 이들은 수 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류하게 된다. 첫 편지를 제외하면 카푸스의 편지는 나오지 않고 릴케가 보낸 편지만 수록되어 있기에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릴케의 시 철학과 젊은 시인에 대.. 2022. 7. 24. 「내 시로 노래를 만들어 봐요」- 상욱 내 모든 것이 흐르고 멈춘 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내 시로 노래를 만들어 봐요 전망시선 제82권 상욱 시집 . 상욱 시인의 이번 시집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그리움을 집요하게 응시하면서 따뜻한 정서의 세계를 시집 곳곳에서 드러낸다. 이 book.naver.com 이 시집은 온통 그리움투성이다. 거의 모든 시에 그리움, 안타까움, 애태움 등의 표현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그 그리움의 대상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화자가 그를 가슴 깊이 사랑했다는 것은 어떤 시를 보아도 느낄 수 있다. 이 시집의 저자인 상욱 시인은 내 고등학교 문학 선생님이신데, 학창시절 마음에 두던 여학생을 생각하고 쓴 시라고 말씀하신 적 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고 읽어도 큰 문제는 없다. 사실.. 2022. 6. 24. 「루미 시집」- 잘랄 아드딘 무하마드 루미 황홀경 속에서 신과 하나가 되다 루미 시집 상실과 이별 속에서도 오직 사랑의 영광만이!페르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마스나비》국내 유일 원어 번역판상실과 이별 속에서도 오직 사랑의 영광만이! 우주적 시인 루미가 황홀경 속에서 써 book.naver.com 루미는 페르시아의 시인이다. 루미라는 이름은 그의 활동 지역이 터키 인근이었기 때문에 (동)로마라는 뜻에서 붙은 호칭으로, 그 덕분에 그는 현재 이란과 터키에서 가장 존경받는 시인이기도 하다. 무하마드라는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듯 그는 무슬림이었는데, 그의 시를 읽어보면 무슬림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큰 차이가 난다고 느낄 것이다. 이는 그가 수피즘에 속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수피즘은 이슬람의 신비주의 종파로, 주로 황홀경을 통한 신과의 합일을 내.. 2022. 5. 24. 「내가 본 시인 김소월 군을 논함」- 김동인 한 시대의 작가가 작가에게 내가 본 시인 김소월 군을 논함 (김동인 08) 나는 소월과 一面識[일면식]도 없다. 2,3 회의 文通[문통]은 있었지만 그 필적조차 기억에 희미하다. 내가 소월의 이름을 처음으로 기억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8,9년 전 잡지《創造[창조]》가 제 5 book.naver.com 김소월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고 해도 무방한 작가이다. , , , 등 그의 수많은 시들이 일부는 노래로도 만들어져 아직까지도 애송되는 것은 물론, 일제강점기에도 민속적 감성을 노래하였다는 점에서 교과서에도 꾸준히 실리는 시인이다. 그의 시들은 문장이 아름다우며, 문학성 또한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된다. 반면 김동인의 경우에는 조금 복잡한데, 한국 최초의 근대문학 작가로서 한국 문학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2022. 1. 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