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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의 말로 쓰는 시조
허수아비
김승재 시집 [허수아비].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의 다양한 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저자
- 김승재
- 출판
- 고요아침
- 출판일
- 2018.08.17
정형시는 말 그대로 일정한 형식을 지닌 시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국어 시간에 자주 다루는 시조는 3-4-4-4/3-4-4-4/3-5-4-3 의 음절을 기반으로 하여 쓰인 시다. 시조라는 형식은 고려~조선 당시의 문화적인 맥락에 기반한 것이기에 해당 맥락이 공유되지 않는 현대에 시조를 쓴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형태의 모방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나, 과거에도 규칙을 완화한 사설시조가 쓰인 바 있으며, 형식 자체가 주는 운율도 무시할 수 없다. 즉 시조의 형식을 가진 현대시도 적절한 변용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허수아비」의 시들도 비슷한 맥락으로, 정형시선에 올라 있긴 하지만 그리 엄격한 시조는 아니다. 현대의 정형시에 거부감을 가진 내 관점에서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저자의 고향인 진도다. 진도의 지명을 언급하기도 하고 사투리로 운율을 맞추기도 해서 향토성이 강하다. 부모의 마음, 늙어간다는 것, 삶의 태도 등 주제는 다양하지만 고향을 떠나는 일이 없다. 시인의 근본은 그의 고향이듯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시조라는 형식을 유지하는 것도 근본을 잊지 않으려는 의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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