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한 사람의 삶이다
- 저자
- 데니스 존슨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20.04.01
주인공은 로버트 그레이니어라는 이름의 남자다. 그는 아내 글래디스와 딸 케이트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철도 노동자였으나, 물건을 훔쳤다는 혐의의 중국인 노동자를 다리 밑으로 던져버리려고 했던 일 이후로, 저주라도 받은 듯 그에게는 불행이 닥친다. 화재로 아내와 딸이 죽고, 가까이 지낸 지인들도 세상을 떠난다. 동료 노동자 안 피플스는 떨어지는 나무에 맞아 죽었고, 인디언 밥은 술에 취해 자다가 기차에 치여 죽었다. 그는 중국인 노동자에게 저주라도 받은 것이라 여겼지만, 그가 어렸을 때 만났던 윌리엄 코스웰 헤일리라는 남자도 죽어가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그레이니어 본인에게 마라도 끼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는 아내의 환영을 보기도 하고, 소문으로 듣던 늑대 소녀가 화재에서 살아남아 야생에서 자란 자신의 딸 케이트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게 그레이니어가 본 환각인지 실제인지는 알 방도가 없다.) 끝내 그는 82세의 나이에 홀로 사망하고, 짤막한 회상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기차의 꿈」은 고독에 대한 이야기이며, 한 사람의 인생이다. 그레이니어는 고독한 인간이었으며, 그는 그의 딸이 그랬던 것과 같이 한 마리의 늑대였다. 흔히 늑대를 고독한 생물이라 하지 않는가. 가까이 지낸 이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에 그는 혼자였고, 끝에도 그는 혼자 죽는다. 이 이야기가 쓸쓸한 비극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실존주의자들은 모든 인간이 근본적으로 고독하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기차의 꿈」은 유별나게 외롭고 불행한 삶을 산 한 사람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한 명의 삶일 뿐이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로버트 그레이니어와 같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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