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긷기까지 걸린 그 오랜 걸음
- 저자
- Linda Sue Park
- 출판
- Clarion Books
- 출판일
- 2011.10.04
저자 린다 수 박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청소년 문학을 주로 써온 사람이다. 국내에는 「사금파리 한 조각」으로 번역된 「A Single Shard」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A Long Walk to Water」는 저자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한국이 아니라 아프리카 남수단을 배경으로 하는데, 역사적인 배경을 중요시하며, 그로부터 시대를 초월한 사회적인 가치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기존의 작품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소설은 두 시점이 반복되며 진행된다. 1985년 수단 내전 상황의 살바 두트와 2008년 남수단의 니어다. 딩카족인 살바는 가족과 헤어지고, 전쟁을 피해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과 피난을 간다. (이들을 lost boys라 부른다 한다.) 반군과 야생동물 등 여러 위험요소를 피하며 난민캠프에 도착하고, 이 과정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잃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가 새 가족을 만난다. 누에르족인 니어는 물을 길러 매일 몇 시간을 걸어 연못을 왕복하는데, 그 물마저 깨끗하지 않아 동생이 병에 걸리고 만다. 여기에서 둘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진다. 성장한 살바가 비정부기구를 설립하고 남수단에 돌아와 우물을 파고 위생을 정비하는 사업을 시행한 것이다. 딩카족과 누에르족은 오랜 기간 동안 적대적이었지만, 우물에서 나오는 깨끗한 물로 화합이 암시되며 이야기는 희망적으로 끝이 난다. 제목의 a long walk to water는 니어가 매일 연못까지 걸어간 길이기도 하지만, 살바가 에티오피아와 미국을 거쳐 우물을 파러 돌아오는 긴 길을 의미하기도 하는 셈이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이며 인상적인 점은, 살바의 이야기가 전적으로 실화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그는 실제로 수단 내전을 겪었으며, Water for South Sudan이라는 기구를 설립해 남수단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자 힘쓰고 있다. 반면 현실은 소설만큼 희망적이진 못하다. 살바와 Water for South Sudan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은 여전히 부족하며, 부족 간 갈등도 심각하고, 전쟁의 위협도 있다. 작품이 전하는 화합과 희망의 메시지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가치 있지만, 소설은 소설에 불과하다는 듯한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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