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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예술

「중국현대아트 : 자유를 갈망하는 표현」- 마키 요이치

by omicron2000 202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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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살라진 문화에서 다시 일어난 예술

 
중국현대아트
유럽과 뉴욕에서 컬렉터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중국현대아트. 그 동안 장막에 감추어져 있던 신비가 벗겨지며 세계 미술계와 국내 시장에서 중국현대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그들만의 독창성과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중국현대아트: 자유를 갈망하는 표현』은 중국현대아트에 대해 자세히 해설한다. 20년간 현장에서 중국현대아트를 지켜보았고, 현재 중국문학과 예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중국현대아트 작품 속에 숨어 있는 깊은 뜻을 알려준다. 본문은 먼저 중화전통과 혁명전통이 살아 숨쉬는 중국현대아트사를 총체적으로 설명한다. 그런 다음 중국의 퍼포먼스 아트, 사회주의 시장경제에서의 아트를 소개한다. 그리고 아트에 드러나는 여성상의 변화, 2000년대 변혁과 보수의 전위아트를 거쳐 세계와 교제하는 중국현대아트의 현재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중국현대아트에 대한 배경지식을 터득하는 동시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중국인의 마음까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직접 촬영하거나 작가한테 제공 받은 다채로운 작품사진이 담겨 있다.
저자
마키 요이치
출판
토향
출판일
2008.01.03

 일반적으로 중국의 예술이라고 하면 천 년도 더 지난 과거의 도자기와 수묵화를 떠올리지, 근현대 미술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한때 찬란한 문화를 자랑했던 중국이지만 어느 순간 예술의 맥이 끊겨 근현대 미술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예술에 멸망에 가까운 타격을 입힌 이 사건은 다름아닌 문화대혁명으로, 중국 공산당은 부패한 과거의 잔재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예술작품이나 책을 불태우고, 공자묘를 파헤치는 등 문화적 잠재력을 말살시켰다. 하지만 예술이란 강압 속에서 더욱 피어나는 법, 현대 중국 미술은 잿더미 속에서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체제에 대한 저항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중국의 현대 미술을 다룬다.

 처음에는 아직 문화 재건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예술을 공급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렇기에 초기 예술가들은 서구의 작품을 모방하고, 중국에 맞게 변형하는 식으로 시작했다. 특히 당시 중국 노동자들의 상황은 과거 열악하던 유럽 노동자들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기에 모방은 더욱 효과적이었다. 본격적으로 중국 현대 예술이 형성되던 시기에는 공산당의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거나 비꼬는 것이 주가 되었다. 성을 억압하는 정책에 맞서 외설적인 작품을 만들고, 마오쩌둥의 신격화에 반발해 우스꽝스럽게 변형하기도 했다. 당연히도 이런 예술은 당국에 탄압당했는데, 이 탄압을 피하기 위해 예술가들은 정반대의 길을 걷기도 했다. 이번에는 공산당의 정책을 더욱 과장해 따름으로서 비꼬기 시작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탄압을 피하기 위해 회화나 조각에서 퍼포먼스로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공공장소에서 시민들에게 퍼포먼스를 보이다 공안이 나오면 재빨리 철수하는 식이었다. 억압에 저항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예술은, 이렇게 항상 길을 찾는다.

 예술이 반드시 체제에 저항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가 전하고자 하는 사상을 전달할 수도 있고, 단지 예술가에게 돈을 벌어다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억압이 존재하고 그에 저항하는 자들이 있다면 그 중에는 반드시 예술가가 있기 마련이다. 저항의 방법에는 무력도, 시위도, 언론을 통한 고발도 있지만 예술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면 이 책에서 다룬 것과 같이,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며 새로운 인상을 전한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뿐이지 중국의 현대미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입지가 높아졌는데, 이는 모두 억압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예술에 힘쓴 예술가들의 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노력이 중국 체제의 통제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예술이란 설령 현실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작품의 존재만으로도 의미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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