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문학/자연과학

「자석 이야기」- 프랜시스 비터

by omicron2000 2022. 9. 8.
728x90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듯 자석에 끌어당겨진 과학자

 
자석 이야기
자석이 쇳조각을 끌어당기는 현상은 전기의 인력과 함께 예부터 알려져 있었다. 천연에 있는 자철광()이 쇳조각을 끄는 현상은 고대 그리스에서 이미 알려져 있었고, 동양에서는 기원전 2400년쯤 지남차라는 나침반과 같은 것이 고안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마그네트>(Magnet)라는 이름은 소아시아의 마그네시아(Magnesia) 지방에서 처음으로 자철광이 발견된 데 연유한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물통에 떠있는 코르크 위에 얹어 놓은 자석편이 대략 남북을 가리키는 사실에서 그것이 나침반으로서 도움이 됨을 안 것이 13세기의 일이다. 자철광의 쇳조각을 끌어당기는 현상은 <정영>의 탁이라고 그리스 사람들은 생각하였고, 이것이 중세까지 전해 왔다. 또는 쇳조각을 끌어당기는 자기력의 원인이 먼 북두칠성의 한 별의 작용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을 버리고 과학 연구에 대해서는 실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사람이 길버트(William Gilbert, 1540~1603)였다. 자석의 과학적 연구는 자기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길버트가 1600년에 저서《자석에 관하여》(De Magnete)에 자석의 기본 현상을 계통적으로 기술함으로써 비롯되었다. 그 후 쿨롱, 외르스테드, 앙페르(1775~1836),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 등에 의하여 자기학이 발전되어 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연구 과정을 통하여 자석의 초보적 성질로부터, 강자성체의 자구, 자기 공명 등 현대 자기학에 이르기까지 기술하고 있다. 자석은 모든 전자계기에 사용될 뿐 아니라 전기 통신 등 많은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자석이 무엇인가를 아는 데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F 비터
출판
전파과학사
출판일
2019.04.25

 누구나 어릴 때 가지고 놀아 보았을 법한 자석은 같은 극끼리는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는 당기는 성질이 있으며, 극에 상관없이 쇠붙이를 끌어당길 수 있다. 이 특성 덕분에 스피커, 모터, MRI 등 우리 주변의 다양한 기기에서도 자석이 이용되며, 지구 또한 하나의 자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천 년 전부터 나침반을 만들어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처럼 긴 역사에 비해 자기력의 기본적인 원리가 밝혀진 것은 100년 정도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는 자기력이 근본적으로 원자 내의 전자가 가지는 스핀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원자모형이 정립되고 난 뒤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20세기의 자석 연구와 한평생 함께해 온 사람으로,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전자석이 있다. 비터 전자석이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반자성을 발생시켜 개구리를 공중에 띄우는 데에도 성공한 바 있다. 그는 무려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의 강의를 듣고, 밀리컨과 함께 연구를 하기도 했는데,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 또한 이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간 위대한 과학자이다.

 「자석 이야기」는 일단은 과학교양서의 형식을 가지고 자석의 원리나 용례를 설명하긴 하지만, 자전적인 성격이 상당히 짙다. 자석에 대해서 처음부터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되짚으면서 자신이 당시 연구한 분야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에서의 전자석 개발 과정이라거나, 제2차 세계대전 중 함대가 기뢰에 탐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기 소거를 연구한 일 등이다. 비터 전자석이나 자기 소거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기에 다소 어려운 감은 있지만, 전자의 스핀 개념을 알고 있을 정도로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문제 없을 것이다. 다만 읽는 데 한 가지 어려움이 있다면 내용보다는 번역 쪽이다. 역자인 지창렬 교수는 한국물리학회 창립멤버 중 한 사람이자 전 회장으로서 국내 전자기학 분야의 최고 원로였는데, 1990년에 이 책을 번역한 뒤 2006년에 사망하는 바람에 개정판에서 번역이 수정되지 못했다. 역자가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였으니 번역 내용엔 문제가 없지만, 90년도의 번역이 유지되는 바람에 다소 예스럽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N극과 S극을 북극과 남극이라고 부르는 등 지금의 독자가 보기에는 어색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