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만난 스포츠가 나아갈 길
- 저자
- 천제민
- 출판
- 부크크(Bookk)
- 출판일
- 2023.08.22
올해 2023년은 야구계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해였는데,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가 29년만의 우승을, 미국의 월드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가 62년만의 첫 우승을, 일본시리즈에서 한신 타이거스가 38년만의 우승을, 타이완 시리즈에서 웨이취안 드래곤스가 24년만의 우승을 함으로써 오랜 기간 동안 우승이 없던 세계 각지의 팀들이 설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팀들보다도 훨씬 더 긴 기간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이 하나 있다. 염소의 저주에 걸려 무려 108년동안 우승하지 못했던 시카고 컵스다. 책에서는 컵스가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체계적인 분석이었다고 말하며, 앞으로 미래의 기술이 스포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다룬다.
넓은 범위에서 생각해 본다면, 스포츠에 있어서 인공지능이 가장 큰 임팩트를 남긴 사건은 (바둑은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으니) 다름아닌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었다. 그런데 알파고와 같은 사례가 육체적인 스포츠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의 궤적을 계산해 최적화된 방향과 힘으로 치는 골프 로봇과 탁구 로봇이 있었고, 유명 축구선수 메시와 골키퍼 로봇의 대결이 이루어진 바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메시의 공을 막는 로봇이 있다고 해도 사람 대신 로봇을 출전시킬 것도 아닌데 이것이 스포츠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로봇이 아닌, 그 안의 인공지능이다. 알파고 이후로 바둑 기사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대국을 연습하듯이, 운동선수와 견줄 정도로 인공지능이 발전한다면 스포츠 전략 수립이나 코칭 방면에서도 인공지능의 적극적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판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면 오심의 빈도를 낮출 수도 있고, 경기 중계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기술의 발전이 선수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들도 더 효율적인 연습이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VR과 IoT 기술이다. VR 기술을 이용하면 실내에서도 야외같은 환경에서 생생한 훈련이 가능하며, 라켓·배트·클럽 등 운동기구에 부착된 센서를 활용해 자세를 교정해 주는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운동을 하기보다는 관람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미래 스포츠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VR을 통해 현장에서 관람하는 듯한 기분을 얻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스포츠 분야 내에서도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방면에, 그만큼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다는 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허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면 과연 이런 기술이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가 가능할지이다. 물론 지금도 점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고, 연습 보조 등 개인 차원에서의 적용은 머지않아 다가올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심판의 역할을 인공지능에 넘겨주는 것이 가능할까? 인공지능이 아니라 단순히 비디오 판독에 불과한 VAR도 각종 구설수가 있는데, 심판의 권위가 강한 스포츠계에서 인공지능이 심판의 보조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적어도 인공지능이 심판의 기능을 완전히 갖추고도 십수 년은 더 지나야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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