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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생명

「북미의 새」- 존 제임스 오듀본

by omicron2000 2022.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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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달린 북미의 모든 동물들

 
북미의 새(클래식그림씨리즈 3)(양장본 HardCover)
16세기는 종교개혁이 시작된 시기(時期)만은 아니다. 16세기 서양은 신대륙 발견과 프란시스 베이컨의 과학과 기술의 진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출발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서양의 과학 발전은 그 후 문명의 전 지구적 전환을 초래한다. 명실상부하게 서양의 과학이 근대의 기반을 닦고 전 지구적 문명을 견인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오래 전부터 근대 서양 과학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들여다본 결과 알게 된 사실은, 근대 서양 과학의 발전은 근대 금속활자 인쇄술의 발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것, 그리고 동판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과학자들의 사실적 연구를 추동(推動)했다는 것이다. 그 무렵 막 박물학(博物學)이라는, 자연 전체를 뭉뚱그려 연구하던 학문이 가지를 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탄생하기 시작한 근대의 과학자들은 새로이 소개된 인쇄술과 동판화 기술을 활용하여 단순히 콘텐츠만을 담은 논문이 아니라, 자신의 과학적 탐구를 실제로 드러내기 위해 독창적이고 놀랄 만한 책자들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성과물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는 이 자료들을 무조건 대한민국에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름하여 클래식그림씨리즈이다. 이미 출간한 《사람 몸의 구조》와 《자연의 예술적 형상》에 이어 세 번째 책으로 《북미의 새》를 출간한다. 001 《사람 몸의 구조》,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 지음, 엄창섭 해설 002 《자연의 예술적 형상》, 에른스트 헤켈 지음, 엄양선 옮김, 이정모 해설 003 《북미의 새》, 존 제임스 오듀본 지음, 김성호 해설
저자
존 제임스 오듀본, 김성호(해설)
출판
그림씨
출판일
2018.05.30

 존 제임스 오듀본은 새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사실주의 화가다. 새를 어찌나 좋아했는지 우선 밖으로 나가 새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 새를 사냥해서 잡아온 다음, 박제를 하거나 세밀화로 그렸는데, 그 솜씨가 하나같이 뛰어났다고 한다. 「북미의 새」는 그의 대표작으로,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가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발견한 새들을 그림으로 정리한 책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카메라가 대중화되기 이전의 조류도감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큰 가치를 지녔다. 경매에서 126억 원에 낙찰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북미의 새」는 단순히 새의 형태만 그린 것이 아니라 서식지나 습성도 반영되었다. 물고기나 도마뱀 등 어떤 먹이를 주로 먹는지도 그림에 같이 그려넣어 생동감을 더했고, 한 번에 한 마리만 그리는 것도 아니라서 암수나 나이에 따른 모습의 차이를 알기도 수월하다. 그리고 한 그림에 종이 다른 여러 동물을 그려 넣기도 했는데, 그 덕분에 「북미의 새」에 수록된 종의 개수가 그림의 수보다 더 많다고 할 정도다. 저자가 얼마나 조류에 애정을 가지고 이 책을 집필하였는지 알 수 있다. 다만 현대적인 조류도감과는 달리 그림밖에 없어서 자세한 습성을 알 수는 없다. 조류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면 글로 된 설명이 있는 도감을 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출간된 지 200년 가까이 된 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새 연구로 유명한 생태학자 김성호 교수가 해설을 맡아 일부 종에 대해서는 짤막한 설명을 남겨 주기도 했지만 원작의 특성 상 그다지 자세한 설명이 있는 것은 아니고, 해설자로서 한 일은 국내에 서식하지 않아 한글 명칭이 존재하지 않는 새들에게 적당한 이름을 붙여 주는 것이 있다. 원래는 200여 점의 그림이 수록된 책이지만, 모종의 사유로 번역되며 100점 정도만 수록되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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