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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기술과학

「햅틱스」- 리넷 존스

by omicron2000 202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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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손이 만지고 느끼는 것의 과학

 
햅틱스(Deep & Basic 4)
중요한 첨단 과학 주제에 대한 기본적이면서도 깊은 핵심 지식을 전하는 김영사 DEEP & BASIC 시리즈 네 번째 책. 햅틱스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IEEE 트랜잭션스 온 햅틱스IEEE Transactions on Haptics〉의 편집장을 지낸 저자와 부편집장인 역자가 참여한 책으로, 촉각의 메커니즘부터 뇌에서 촉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 촉각 일루전, 의수와 로봇 손의 개발, 다른 감각의 소실을 보완하는 감각 치환 시스템까지 햅틱스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본다. 햅틱스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촉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뇌로 전달할까?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사용되는 햅틱 장치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햅틱 기술을 통해 이루어야 할 도전 과제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 답하며 손끝에서 일어나는 섬세하고도 신비한 감각의 과학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저자
리넷 존스
출판
김영사
출판일
2020.09.25

 인간에게는 다섯 가지 감각이 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그리고 미각이다. 시각은 빛을, 청각은 공기의 진동인 소리를, 후각과 미각은 각각 기체와 액체 상태의 물질을 감지하는 감각이지만, 사물의 온도나 감촉, 힘을 감지하는 촉각은 이런 감각 중에서도 특이하다. 손으로 만지며 물건을 느끼는 것을 능동적 촉각이라고 하는데, 이 때 우리의 감각 수용기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바탕으로 힘이나 방향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집어 올릴 때를 예로 들어 보자. 우리는 이것의 무게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얼마 정도의 힘을 들여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물건을 집고 올리면서 느낀 무게감과 방향을 토대로 하여 놓치지 않을 정도의 힘을 적절한 방향으로 작용해서 들어 올려야 한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물건을 놓치지 않되 손상되지도 않게끔 적당히 힘을 조절하는 것도 피드백을 통해 가능하다. 이렇듯 촉각은 다른 감각에 비교해서 복잡하고 정밀한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기에 상대적으로 연구도 적게 된 분야이다.

 이런 촉각과 관련된 지각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 전반을 '햅틱스'라고 부르고, 햅틱스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앞으로의 연구 과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각과 청각의 경우 카메라와 마이크는 이미 인공 눈과 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것이 많다. 하지만 촉각을 인지하는 기술은 그만큼 발전하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데, 햅틱스가 충분히 발전한다면 사람 손과 신체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개발이 가능하다. 이것이 시청각 기술과 결합된다면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손짓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일도, <아이언맨>에 나온 것처럼 홀로그램을 손으로 만지고 옮기는 일도 가능할지 모른다. 꼭 영화에나 나올 법한 허구적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신체의 일부를 잃은 사람을 위한 의수나 의족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햅틱스의 연구는 필수적이다.

 사람은 동물들처럼 후각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후각은 기껏해야 근처의 냄새를 맡을 때나 쓰이고, 주로 시각과 청각에 의존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촉각 기관은 우리 몸 전체에 퍼져있는 만큼 고통이나 균형감각, 뜨겁고 차가움 등 중요한 것들을 감지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그간 과소평가되어 왔다고도 볼 수 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촉각 연구가 느리게 이루어졌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햅틱스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촉각의 종류나 우리 몸이 촉각을 받아들이는 과정 등 지금까지 알려진 햅틱스의 내용을 정리하고, 나아가 햅틱스 연구가 불러올 수 있는 영향까지 다룬다. 200페이지도 되지 않는 얇은 두께의 책이지만 읽어보면 햅틱스나 생물학 분야의 전문 용어가 많아 썩 쉬운 책은 아니다. 다만 책의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감수하고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용어에 대한 설명도 어느 정도 되어 있고, 두껍지도 않으니 모르는 내용은 찾아가면서 읽어도 충분할 것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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