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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기술과학

「야밤의 공대생 만화」- 맹기완

by omicron2000 202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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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만들어낸 공학자, 과학자, 수학자들

 
야밤의 공대생 만화
재미와 과학, 둘 다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의 산물『야밤의 공대생 만화』.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노잼’ 과학만화를 읽혀서 어린 시절부터 트라우마를 겪고 ‘과알못’의 길을 걷지 않도록, 서울대 공대생이 직접 구상하고 글과 그림까지 혼자 그린 책이다. 복학 직전에 서울대 커뮤니티 사이트 ‘스누라이프’에 트랜지스터의 발명자에 대한 에피소드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페이스북과 카카오플러스친구, 딴지일보에서 1년 반 동안 연재하며 인기 만화로 자리 잡았고, 책으로 읽고 싶다는 독자들의 바람에 힘입어 연재분 29편을 수정·보완하여 출간했다. 유명 과학자부터 조금은 생소한 과학자까지, 고등학교 때 배우는 미적분부터 알파고까지, 과학사의 중요한 인물과 사건을 시시콜콜 나열하거나 무리해서 어려운 과학을 설명하려 하기보다, 원리와 의미를 짧고 깔끔하게 설명하면서도 재미있게 읽고 핵심을 이해하며 넘어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인터넷 유머와 센스 넘치는 패러디로 전달하면서 이름만 알았던 과학자들의 새로운 인간미를 접할 수 있게 했다.
저자
맹기완
출판
뿌리와이파리
출판일
2017.07.07

 야밤의 공대생 만화, 약칭 '야공만'은 본래 공대생인 저자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던 만화이다. 단순하고 보기 쉬운 그림체를 가지고 있으며, 공학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이 많고, 무엇보다 같은 공대생들에게 수많은 공감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인기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는데, 페이스북 원작에 없던 내용까지 조금씩 들어가 있으니 페이스북으로 본 사람이라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기본적인 주제는 공학자들의 삶과 업적이다. 매 화마다 한 명의 공학자를 골라서 다루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인데, 공학의 역사는 과학, 수학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 하니 과학자나 수학자들도 많이 나온다. 빌 게이츠와 뉴턴처럼 모두가 알 법한 사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있다면 들어보았을 리누스 토르발스, 심지어는 관련 전공자들이나 알 만한 사람들도 나온다. 이들의 연구도 공대생이 아니라면 (혹은 아니었다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만화의 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수식을 다루지는 않고, 간단하게 '이런 내용이 있다' 정도로만 표현한다. 아무래도 저자의 전공도 정해져 있다 보니 모든 공학자들의 업적을 자세히 다루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저자의 전공인 전기전자공학 분야의 공학자들이 특히 자세히 다루어지는 경향은 있다.) 애초에 만화의 주 독자층도 페이스북을 통해 들어오는 불특정 다수이므로 간단한 설명은 오히려 이점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정확한 공학적 사실을 다루는 대신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그것을 발견할 당시의 정황이나 공학자 개인이다. 그와 관련된 특별한 일화, 사람들이 몰랐던 사실 등 말 그대로 흥미를 끌어내는 쪽으로 내용이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수많은 패러디이다. 온갖 유명한 인터넷 밈(meme)들을 차용해 학술적인 지식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굽시니스트의 역사 만화 시리즈와도 닮은 점이 있다. 다만 연재하는 사이트의 차이도 있고, 쓰여진 시기도 다르기 때문에 막상 비교해보면 제법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굽시니스트의 만화가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에서 가지고 온 것과는 다르게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페이스북 만화로 시작했으니) SNS에서 인기를 끄는 것들이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만화나 게임에서 따온 요소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패러디의 범위가 훨씬 대중적인 편이다. 이 작품의 인기도 어느 정도는 다양한 패러디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공학자의 업적보다는 인생과 여러 일화를 중심으로 다루고, 인터넷 밈도 많이 쓴다면 깊이가 부족한 책이 아닌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다. 물론 재미있게 읽히는 과학책을 목표로 한 만큼 본격적인 과학, 공학 서적에 비교하면 깊이가 얕은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다루는 분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한다. 페이스북에 연재할 때부터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도록 철저한 자료 조사를 했기에 적어도 틀린 내용은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 그렇다. 독자들의 오해를 바로잡거나 해당 공학자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등 (많은 사람들은 빌 게이츠를 단순히 경영인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그는 수학과 컴퓨터공학에서 이미 큰 업적을 세운 천재 공학자이다.) 만화의 재미와 과학책의 정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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