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조와 대위의 죽음
- 저자
- M C 비턴
- 출판
- 현대문학
- 출판일
- 2016.07.25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인 「험담꾼의 죽음」에서도 중요하게 등장한 맥베스의 친구이자 조력자, 그리고 일종의 썸을 타는 사이인 프리실라 할버턴스마이스가 런던에서 약혼자와 함께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상대는 헨리 위더링이라는 남자로, <공작 부인의 연인>이라는 인기 연극의 작가였다. 할버턴스마이스 부부는 딸과 약혼자를 축하하기 위해 사교 파티를 열고 여러 손님을 초대했는데, 어느 날 아침, 손님 중 하나인 피터 바틀릿 대위가 뇌조 사냥을 나갔다가 총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된다. 그는 다른 손님이었던 제러미 폼프렛과 뇌조 사냥 내기를 했었는데, 약속한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나갔다가 사망했기에 다들 그가 부정행위를 하려다 산탄총의 오발로 사망한 사고라 여겼다. 하지만 파티에 은근슬쩍 끼어들던 맥베스가 이 사건이 타살이라는 점을 발견했고, 파티의 손님 중 진범을 찾기 위해 수사에 나선다.
전체적인 골자는 전작과 비슷한 점이 많다. 사망자는 다른 등장인물 거의 대부분과 마찰을 빚은 적 있는 무뢰한이라 모든 참여자에게 그를 살해할 동기가 존재하며, 맥베스의 상사인 블레어 경감은 무능하여 사건을 축소시키려 하고, 맥베스는 많은 경우 환영받지 못한다. 하지만 맥베스의 추리 능력을 높이 산 차머스 총경이 블레어 대신 수사를 지휘하고, 맥베스는 수사를 위해 로흐두를 떠나 런던까지 방문하는 등, 뒤로 갈수록 전작과 차별화된 전개를 보인다. 특히 「험담꾼의 죽음」에서 물증보다는 심리와 우연한 목격자의 증언에 기반해 추리했기에 너무 쉽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여기에서는 더 확실한 물증을 발견하기 때문에 추리에 더 설득력이 있다.
사실 추리보다 더 공들여서 집필했다고 느껴지는 쪽은 등장인물의 감정 묘사다. 피해자 한 명이 나머지 참가자들을 모두 도발해 용의자들끼리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던 전작과는 달리 파티의 참가자들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서로를 의심하거나 험담하기도 하며, 프리실라와 맥베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전작에서는 배경으로나 등장하던 형사들도 맥베스의 수사를 도우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처럼 더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면서도 저마다의 성격이 잘 드러나도록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맥베스, 프리실라, 그리고 헨리의 삼각관계다. 맥베스는 평소에는 능청스럽게 굴다가도 헨리를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며, 프리실라는 한편으로는 헨리에 호감을 가지면서도 그의 무례한 모습에 맥베스를 찾는다. 헨리는 이들의 관계를 의심하며, 프리실라가 맥베스에게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 세 명 사이의 관계 때문에 「무뢰한의 죽음」은 추리의 요소 못지 않게 로맨스의 요소 또한 강해 읽는 데 신선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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