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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포스트 아포칼립스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J. L. 본

by omicron2000 2020.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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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1(밀리언셀러 클럽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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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J L 본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09.11.20

 좀비란 본래 부두교에 존재하는 개념으로, 주술사가 죽은 사람을 일으켜서 부리는 존재를 말한다. 하지만 현대 매체에서는 이 의미가 변화되어 '이성을 잃고 사람을 물어뜯으려 돌아다니며, 타인에게 이 증상을 전염시키는 시체'가 되었고, 수많은 공포 영화와 게임에서 이 소재를 사용하였다. 오랜 시간동안 사용된 개념인만큼 좀비는 느릿느릿하게 걷고, 머리를 파괴해야 사망하는 등 어느 정도 정형화된 양상을 보이나, 개성 부여와 긴장감 조성을 위해 자기만의 독특한 특징을 붙이는 작품도 많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에 나오는 좀비들은 달리기를 하고 물속에서 움직인다는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특징이 없고, 이런 만큼 내용 자체도 아주 전형적인 좀비 아포칼립스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자 무기와 식량 등 생필품을 챙기고 생존자들을 모아 좀비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장소를 찾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위기와 마주하게 되나 일행은 각자의 장기를 살려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살아남는다. 이 내용 자체에 다른 작품과 차별화되는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주인공이 군인이며, 비행기를 이용해 탈출하는 등 좀비물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진부하다면 진부한 내용이지만, 몰입감 덕분에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크게 들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 덕분에 주인공이 생존해나가면서 겪는 사건과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었고, 작가 본인이 주인공과 같은 군인이기 때문인지 직접 좀비 사태를 겪은 것처럼 현실감있는 묘사를 하였다. 어쩌면 저자는 만일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상상하며 집필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부분은 본작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이다. 이야기의 전개 자체도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 으레 일어날 것이라 생각되는 사건 위주로 흘러가는데, 이 또한 현실감을 더한다. 장르문학을 즐기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좀비 아포칼립스의 재미 중 하나는 황폐화된 세상에서 살아남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은 장르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였고, 이를 확실히 잡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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