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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생명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필리프 J. 뒤부아, 엘리즈 루소

by omicron2000 2020.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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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로부터 인생을 배우다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양장본 HardCover)
“새들은 오로지 지금을 산다 지금의 삶 속에 완벽히 존재한다” “새들은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그저 행복을 경험할 뿐이다”
저자
필리프 J 뒤부아, 엘리즈 루소
출판
다른
출판일
2019.04.05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많은 상상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징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원앙을 백년해로의 상징으로 여겨 원앙 모양 장식품을 만들고, 독수리의 큰 덩치와 강한 힘으로부터 용맹함을 연상해 독수리를 국가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새로부터 이미지를 연상한 역사는 매우 길다. 고대 로마에서 시작해 신성 로마 제국, 러시아 제국, 심지어는 현재의 미국까지 독수리를 국가의 상징으로 사용하며, 조선시대에는 문관의 옷에 지조의 상징으로 학을 새겨넣었고,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까마귀를 길조로 여겨 깃발에 그려넣은 역사가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새에서 떠올린 이미지를 가지고 상징으로 삼기를 즐긴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 부여는 단지 '사람이 보기에' 어떤지를 판단의 기준으로 하였기에 상당한 오류가 있다. 실제 새들의 습성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된 원앙과 독수리가 그 좋은 예시이다. 원앙은 항상 두 마리가 있다고 하여 부부간 좋은 금슬의 상징이라 불리지만 사실 암컷은 암컷대로, 수컷은 수컷대로 바람을 핀다. 무용의 상징인 독수리의 경우 강한 힘으로 사냥을 하기보다는 시체를 먹는 것을 선호하는 스캐빈저이다. 오히려 자기보다 강한 상대에게도 겁먹지 않고 맞서 싸우는 닭이 독수리보다 더 용감한 셈이다. 이렇듯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은 우리가 새들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과소평가하는 점을 소개하며 이를 바로잡아준다.

 이 책은 편견을 바로잡는 것을 넘어 새들로부터 배울 점을 역설하기도 한다. 새들은 단순히 말 못하는 짐승이 아닌, 사람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동물이며,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 낫다는 것이다. 까마귀가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고, 둥지를 화려하게 꾸미는 새들도 있으며, 무리 사이에서 의사소통하는 언어가 존재하는 새들도 존재한다. 이런 점을 보면 새들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적, 감성적 능력이 있음은 분명하다. 다만 새들이 사는 방식을 따르자는 것은 자연주의의 오류로 보일 수도 있다. 자연물인 새들이 그렇게 산다고 해서 사람에게도 그 방식이 옳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과학자들이 동물의 모습을 본따 생체모방 기술을 연구하듯이 새들이 사는 방식을 보여주며 우리 삶에 방향성을 제시할 뿐이다. 새들의 길을 따라갈 것인지는 결국 읽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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