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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철학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윌 듀런트

by omicron2000 202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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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질문에 대한 세계의 대답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2019년 9월 세계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매년 80만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는 2018년 국내 자살사망자 수를 1만3,670명, 1일 평균 37.5명으로 집계했다.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던 자살률이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무엇이 그들에게 삶이 아닌 죽음을 택하게 할까? 국내외 보고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비롯해 우울증, 신체 질병, 가정불화 등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를 자살의 원인으로 제시했지만, 근본적이고 궁극적인 원인은 무엇보다도 인생의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굳건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할까? 사람들은 어디에서 위안과 행복을 구하며, 무엇을 삶의 가장 소중한 궁극적 가치로 여길까? 이 책에는 이런 질문에 대해 세계 각 분야 유명인들이 내놓은 답변이 담겨 있다. 철학자부터 과학자, 작가, 음악가,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에 이르기까지 이토록 거대한 집단이 이같이 심오한 질문에 일제히 답한 일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독자는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낸 서로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 바로 지금 자신의 삶에 필요한 구체적이면서도 따뜻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월 듀런트
출판
유유
출판일
2020.01.14

 '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가?'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천 년 전에 살던 사람들부터 현대의 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이런 질문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질문이기도 하다. 종교가 인생의 전부였던 시절에는 종교가 삶의 이유였고, 가족이 있는 사람은 가족을 부양하는 것을, 또 시대와 장소에 따라 국가에 대한 충성이나 깨달음 등을 이유로 내세운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대답 중에서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을 법한 답은 존재하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시대가 지나며 종교, 충성 등 기존의 가치가 부정되어가자 저자 윌 듀런트는 이 질문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찾기 위해 전세계 각계의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 답변을 모아서 이 책을 엮어내었다.

 처음에는 저자가 이 책을 쓴 계기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하루는 저명한 철학자였던 그에게 자살을 하려는 사람이 찾아와 자살을 그만두고 살아야 할 이유를 물어보았고, 그는 자신이 생각하던 답을 말해주었으나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정말로 자살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일이 마음에 걸렸던 그는 이를 계기로 간디를 포함한 종교적, 영적 지도자들, 버트런드 러셀과 같은 학자들, 그 외에도 스포츠나 예술 등 자기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 장문의 편지 한 장을 보낸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합리주의의 대두로 신의 존재가 부정되고 있고, 따라서 기존의 삶의 의미도 퇴색되어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만 같은데, 절망하기는커녕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낸 그들에게 무슨 이유로 살고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누군가는 성심성의껏 답장을 보내는 한편 누군가는 귀찮은 듯 짤막한 답을 쓰거나 대답을 회피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수많은 사람들의 답장이 왔고, 이 중에서는 대단히 특이하거나 인상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선 처음으로 의외였던 점은 듀런트의 편지 자체에 반박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신과 종교가 의미를 잃었다는 듀런트의 주장이 오히려 성급한 결론이라고 하며 아직까지 종교를 삶의 목적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신이 논리적으로 존재하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인생에 절대적인 가치를 정해두고 사는 것이 정신적인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좋다는 것이다. 종교를 가지는 것은 같은 종교의 사람과 교류할 수 있고, 대부분의 종교는 사회에 기여할 것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삶에 의욕이 되며, 그들은 이를 통해서 살아간다는 말을 하였다. 반대로 종교나 신의 권위에 반대하면서도 삶의 의미를 가진 사람도 있었다. 종교가 있든 없든, 대개는 자신이 하는 일 자체에 대한 애착이 계속 삶을 살도록 만들었다. 누군가는 자신이 그 일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일에서 행복을 느끼며, 이 행복이 있는 한 죽을 이유가 없다고 하였고, 간디는 평화와 화합을 위한 자신의 투쟁 자체가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 계속 살아간다고 이야기했다. 일을 한다는 것은 저자 또한 동의한 내용으로, 처음에 자살을 원하는 자가 왔을 때 해 준 조언이기도 하다. 어쩌면 현대에 학생 중 자살자가 속출하는 것도 자신이 할 일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자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꼽은 편지는 교도소의 한 죄수에게서 온 답장인데, 그는 출소 예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말하며 감옥에서의 삶조차도 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감옥에 있어 달리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그의 답장은 다른 어느 학자나 지도자의 편지보다 깊은 정성이 담겨 있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감옥에 있는 자신도 매일 새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데 감옥 밖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웠을 것이고, 저자가 책을 쓴다니 흔쾌히 장문의 편지를 써준 것일 듯하다.

 모든 답장이 각계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들로부터 왔으며, 그중 대부분은 대단히 설득력이 있었고 짤막한 편지조차도 그의 인생과 사상을 설명해 주는 데에는 충분했다. 각자의 편지만을 뽑아서 각각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다고 해도 훌륭한 철학 책이 한 권씩 나올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중 여러 이유로 이들의 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수십 명의 명사가 제시한 해답이니 적어도 하나 정도는 받아들일 만한 것이 있을 것이다. 그마저도 없다고 해도 이들의 해답을 토대로 자신만의 삶의 이유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만은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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