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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기타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요시타케 신스케

by omicron2000 202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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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작은 것들로부터 발견한 사소하고도 기발한 사실들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그 많은 잡념은 어떻게 상상력이 되었을까? ‘신박한 상상력 천재’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스케치 에세이.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고 두려움도, 못하는 것도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상상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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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길을 갈 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밥을 먹거나 자기 전에라도 특이한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그냥 재밌는 생각이라고만 느끼고 넘어갈 정도로 사소한 일들이지만, 일러스트레이터 요시타케 신스케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일상에서 자신이 느꼈던 점들을 간단한 스케치로 남겼다. 책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그는 강연을 하다 생각보다 빨리 끝날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그려놓은 스케치를 보여주며 시간을 채웠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자 스케치를 모아서 책을 만들었고, 그 결과가 이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이다. 평범한 일상을 관찰하며 그린 만큼 독자들도 살면서 한두 번쯤은 겪어 보았을 소재이기도 하지만, 그 평범한 소재를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그의 시각은 단순한 스케치도 깊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저자가 영감을 가지는 계기는 평범하다 못해 별 볼 일 없을 정도이다. 손을 씻은 뒤 문을 열 때 손잡이의 어느 부분이 가장 더러울까? 일곱 시의 시계는 시침과 분침이 양말처럼 생기지 않았나? 나는 빨대 껍질을 작게 접는 반면 아내는 구긴 채로 두는데, 이 차이를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이런 식의 간단한 의문에서 시작해, 저자는 상황을 스케치하며 점점 상상력을 펼쳐 간다. 언뜻 생각하면 문 손잡이에서 사람들이 많이 만진 바깥쪽이 더러울 것 같으면서도, 더 많은 힘을 주어야 하는 안쪽이 더 더러울지도 모르고, 이렇듯 단순한 대상에서 제법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가 두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라 그런지 아이들과 관련된 일화도 많은데, 주로 아이의 순진한 상상력에 대한 감탄이 많다. 아이들의 행동은 어른의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저자도 상상하는 것을 즐기다 보니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때로는 스케치를 하며 사뭇 진지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올 때도 있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혹은 앞으로의 인생을 살기 위한 방법으로 느낀 점들 말이다. 이런 스케치의 공통점으로는 스스로를 다그치거나 힘을 내려고 하기보다는,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위로한다는 점이 있다. 이것은 저자가 매사를 진지하게 대하기보단 가볍고 여유롭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가 이런 스케치를 그리는 이유는 순전히 자기 위안을 위해서라고 한다. 정확히는 자신이 힘들 때마다 스케치를 하면서 스스로를 격려한다는 것이다. 스케치의 대상이 되는 것들은 분명 작은 것이지만, 그렇게 사소한 것조차도 그리면서 생각하다 보면 위로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스케치의 대다수는 자신이 힘들 때 그린 것이며, 편안하고 행복할 때는 오히려 스케치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스케치는 단지 자신을 어려운 상태에서 보통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수단일 뿐, 책을 팔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은 아니기에 그림 의뢰가 없어도 한동안 스케치는 할 것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그냥 한 번 편하게 읽어나 보라는 투로 말했지만, 틈날 때마다 일상의 작은 것들을 기록하는 것은 배울 만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그처럼 기발한 생각이 튀어나오지는 않겠지만,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관찰하고 기록하다 보면 피곤한 일상에 있어서 일종의 활력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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