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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기타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구본진

by omicron2000 2020.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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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연습하면서 자신을 바꾸는 방법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필체를 보면 그 사람의 현재와 미래가 보인다!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부터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필체를 보고 성격, 취향, 욕망을 분석하는 구본진 박사의 책이 나왔다.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저자가 15년의 필적 연구와 20년의 글씨 수집을 바탕으로 만든 결정체다. ‘글씨체로 사람의 내면을 읽는 기술’과 필체를 바꿔 성공적인 삶을 이끄는 방법이 담겨 있다. 독립운동가, 친일파 같은 역사적 인물, 유명인의 필체 40점과 그들의 운명 이야기를 만나보자.
저자
구본진
출판
쌤앤파커스
출판일
2020.01.29

 필적학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구권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개념으로, 사람의 필적을 분석해 그 사람의 심리 상태나 성격 등을 알 수 있다는 가설이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학술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필적학이 유명한 지역에서는 거의 점성술이나 골상학과 같은 미신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주류 과학계에서는 일종의 유사과학으로 분류하고 있다. 필적학자에게 글씨를 보여주고 그 글을 쓴 사람의 성격을 유추하는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었으나 이 때 하나도 맞히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과학적으로 그렇게까지 신뢰도가 높은 가설은 아니다. 더구나 선천적인 손의 형태 또한 글씨에 영향이 큰데, 이것이 성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필적학을 반박하는 근거가 된다. 그럼에도 완전히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닌 것이, 평소 글씨가 아무리 바른 사람이라도 흥분하거나 화가 나면 빠르고 불규칙하게 쓰는 것처럼 단편적인 정보 정도는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실제로 필체를 분석해 확인하는 기법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필체 하나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심리검사를 통해 정밀도를 최대한 높인다.) 물론 화가 나도 글씨를 바르게 쓰는 사람 또한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보편적 방법론으로 이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글씨도 일종의 기호이자 그림인만큼 그림으로 피험자의 심리를 알아내는 방식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정확도가 낮은 방법이라고 짐작된다. 피험자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손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필적학과 그림을 이용한 심리검사는 유사하지만, 글씨에는 그림과 다르게 명확한 이미지가 없기 때문이다.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은 필적학을 연구하는 저자도 본문에서 언급한 필적학의 한계 중 하나이다. 오래 전 중국의 어느 학자가 말했듯, 글씨에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은 기교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완용의 예시를 들어서 이를 설명한다. 그는 독립운동가와 친일파들의 글씨를 수집하면서 많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 당대 최고의 명필로 알려진 이완용 또한 서예를 할 때만 명필일 뿐, 평상시의 글씨는 여타 매국노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필체를 수집, 분석하면서 글씨가 어떤 성격을 나타내는지 설명해주는데, 더 나아가 이들의 필체를 모방하면 비슷한 성격이나 태도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체가 감정을 반영한다는 것까지는 그렇다쳐도 필체를 바꿔서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은 근거가 희박하다. 앞에서 말했듯 성격이 글씨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도 불분명한데 그 역이 성립한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성격이 거의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손의 크기나 골격에 따라서 필체에는 충분히 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내가 손의 모양까지 완전히 같은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필체를 모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저자가 여기에서 주장하는 방법이 완전히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의 필체는 한 번 고정되면 쉽게 변하지 않고 많은 노력을 들여야만 하는데, 진심으로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 내지는 '이런 성격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씨 연습을 한다면 그 시간동안 자신이 바라는 모습을 끊임없이 되새기면서 결국은 그런 모습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인내심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필체가 바뀔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글씨 연습을 한다면 그 과정에서 정말로 인내심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꼭 글씨 연습일 필요는 없지만 오랜 시간동안 한 가지 일에 몰입한다는 것은 성격을 고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에 중요한 요소이기에 글씨 연습이 되었든, 운동이 되었든, 예술 활동이 되었든 마음가짐이 중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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