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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기타

「소설을 쓰고 싶다면」- 제임스 설터

by omicron2000 2020.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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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이 해야 하는 일

 
소설을 쓰고 싶다면
제임스 설터의 강연을 엮은 『소설을 쓰고 싶다면』. 《그때 그곳에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소개되는 제임스 설터의 산문이다. 마지막 장에는 1993년 미국 문예지 《파리리뷰》에 실렸던 인터뷰 내용을 더했다. 소설과는 또 다른 방식과 매력으로 저자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설터는 소설을 ‘쓰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소설을 잘 ‘읽어내야’ 함을 강조한다. 읽지 않고 쓰기부터 시작한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나에게는 독서가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설터의 깊고 충실한 독서 이력은 그가 “단 한 줄의 문장으로 가슴을 깨뜨릴 수 있는 작가”로 기억될 수 있는 발판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저자
제임스 설터
출판
마음산책
출판일
2018.11.15

 「소설을 쓰고 싶다면」이라는 제목만 두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 책을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와 같은 작문서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정작 책의 내용을 읽으면 소설을 쓰는 작법 자체에 대한 설명은 거의 나오지 않아 실망할지도 모른다. 제임스 설터 자신이 소설가로서 가진 경험과 생각을 쓴 책이기는 하지만 작문서를 찾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체계적인 절차나 과정을 설명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책이 제목과 다소 괴리감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실 이 책은 저자가 소설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따로 집필한 책이 아니고 그저 생전에 한 인터뷰와 강연의 내용을 모아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인터뷰와 강연에 작법 관련 내용이 어느 정도 들어있기는 하지만 작법서보다는 소설가의 수필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원제는 art of fiction으로, 단순히 소설을 쓰는 기술을 뜻한다)

 제임스 설터는 이 책에서 소설을 픽션이라 부르는 것에 반대한다. 정확히는 픽션이라는 단어에 내포된 '허구의 이야기'라는 의미 자체를 거부한다. 어떤 내용이든 소설은 작가의 경험이 어느 정도 이상 반영되게 되어 있으며, 그렇기에 작품에 담긴 작가의 실제 경험을 허구로 치부하고 픽션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는 설터 본인에게는 물론, 다른 작가들에게도 충분히 적용되는 말이다. 판타지 작가라고 해서 마법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SF 작가라고 해서 우주선을 타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동은 작가의 경험에 기반한다. 작가 본인의 분신을 작품에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직접 겪은 사건을 그대로 소설로 재구성한 사람도 있다. 현실에 있었던 사건을 비판하거나 재조명하기 위해 소설을 쓰는 경우도 잦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설터의 지적은 지당하다.

 설터는 강연에서 소설을 쓰는 방법 자체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다만 소설을 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은 많이 하였다. 자신이 감명깊게 읽은 책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어떤 태도로 소설을 쓰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를 말해준다. 어찌 생각해보면 작가들이 글을 쓰는 방법은 저마다 다를 테니 자신이 어떻게 글을 쓰는지 알려주는 것이 가장 적절한 조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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