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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릴러

「기묘한 무덤 이야기」- 하야마 요시키, 오카모토 키도, 고사카이 후보쿠, 다나카 고타로, 운노 주자, 오사카 게키치

by omicron2000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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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과 관련된 여섯 개의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무덤 이야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잇는 문, 무덤…….무덤은 그리운 사람을 기리는 장소이자, 동시에 미스터리한 공간이기도 하다.1900년대 일본의 문학 작품 가운데 묘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묘하고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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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한 무덤 이야기」는 일본인 작가들의 단편 여섯 편을 모아 놓은 책이다. 제목이 말하는 그대로 무덤과 관련된 기묘한 이야기라는 점이 특징이다. 무덤을 파서 시체를 먹는 사람이나 들어오는 사람에게 저주를 내리는 옛 무덤 등, 흔히 무덤이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한 편 한 편을 뜯어보면 어색한 점이 제법 있다. 예를 들어 「묘지 살인」에서는 다른 소설의 공포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뜬금없이 '소년 과학 탐정'(실제로 나오는 말이다)이 등장해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데, 비과학적인 골상학에 근거해 이 사람은 선하게 생겼으니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공중 분묘」에서는 더욱 뜬금없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오르는 장면이 있다. 다른 작품의 경우에는 어색함이 덜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이 전형적인 괴담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마치 수십 년은 된 글을 읽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는 마지막에 작가 소개를 읽을 때 전부 이해되었다. 작가들이 실제로 수십 년에서 백 년 전에 활동하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여섯 명의 저자는 모두 20세기 초에 활동한 사람들이다. 가장 최근까지 생존한 운노 주자도 1949년에 사망했으니, 여기 수록된 작품은 사실 정말로 백 년은 된 소설들이다. 그렇기에 문체나 소재가 낡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소년 과학 탐정이나 우주선과 같이 뜬금없는 소재가 나온 것도 마찬가지로 작가의 특징에서 기인하는데, 「묘지 살인」의 작가 고사카이 후보쿠는 원래 공포소설 작가가 아니라 탐정 소설 작가였다. 소년 과학 탐정이 나오는 것은 그의 작품에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주선이 나오는 「공중 분묘」의 저자 운노 주자는 일본 SF의 선구자적인 사람으로, 우주선 또한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데 문제될 것이 없다. 무덤이라는 제목만 읽고 처음부터 공포소설집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한 것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골상학도 당시에는 진실인 줄 알았던 사람이 많았다.

 「기묘한 무덤 이야기」에 수록된 소설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색해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백 년 사이에 문체나 소재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들은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시대와 작가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일깨워준다. 시대에 무관하게 사랑받는 고전소설도 있지만, 특정 시대에 최적화된 작품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대에 따라서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대상이 쉽게 변하는 공포소설이 이런 경향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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