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정복자 칭기즈칸의 위대한 장군, 용장 수부타이
- 저자
- 리처드 A 가브리엘
- 출판
- 글항아리
- 출판일
- 2014.09.22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군은 누구인가. 이견의 여지는 있지만 수부타이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조사에서 주군인 칭기즈 칸과 함께 항상 최상위권에 꼽히는 인물이다. 서쪽으로는 폴란드와 헝가리까지, 동쪽으로는 금나라를 지나 고려까지 (원 간섭기는 수부타이 사후의 일이고 당시 고려는 별 충돌 없이 지나갔다 왔다고만 한다) 닿았던 대제국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위대한 장군으로 여겨지지 않는 편이 이상할 정도지만, 단순히 정복한 영토가 넓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가 펼친 전략을 알아야만 왜 그가 위대한 장군으로 여겨지는지 이해할 수 있다.
훗날 칭기즈 칸으로 이름을 날릴 테무진에게 형 젤메와 함께 어릴 때부터 부하로 들어간 수부타이는 본래 몽골족이 아니라 우랑카이족 대장장이의 아들로서, 테무진의 시종을 들며 낮은 계급일 때에도 전술 회의에 참석했다고 전해진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술적 능력을 키웠을 것이라 여겨지는데, 군사 원수에 해당하는 오를로크 (독수리라는 뜻) 가 된 후 이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타타르족으로 시작해 여러 북방 민족을 토벌해 몽골족 휘하에 두고, 금나라, 호라즘 제국, 러시아를 지나 폴란드와 헝가리에서도 대승을 거두며 수십 개의 국가를 멸망시킨 것이다. 하나의 적을 상대로 전술을 발전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서로 다른 스타일의 수백 가지 군대를 상대로, 그것도 상대의 영토에서 전투를 벌여 승리했다는 것이 진정으로 대단한 점이다. 물론 몽골 제국군이 천하무적은 아니라 약점도 존재하고 패배한 적도 있지만, 금나라 침공 후 화포와 공성무기를 도입하고, 페르시아에서 공성 전문가를 들이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기술을 배워 약점을 극복한 것도 고평가 받는 원인일 것이다.
수부타이는 기만 전술과 속임수에 능했다. 금나라를 공격할 때는 양동을 펼쳐 만리장성을 지나갔으며, 레그니차 전투에서는 후퇴하는 척 적 기병대를 안쪽으로 유인해 포위해서 주 전력을 섬멸했다. 이런 전술은 상대보다 몇 배는 긴 거리를 이동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는 전술인데, 이는 압도적인 기동력과 안정적인 보급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 몽골 기병은 한 사람당 세 마리의 말을 돌려가며 타 말의 체력을 아낌으로써 기동력을 확보했고, 수백 마리의 낙타와 소로 구성된 보급 부대를 구성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먼 거리에서도 소식을 전달할 수 있는 통신 체계와 칭기즈 칸의 가족이라도 예외로 두지 않는 엄격한 군령도 몽골 제국의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어쩌면 수부타이 개인의 능력보다도 몽골 제국의 이런 체계가 큰 기여를 했을지도 모른다. 군사 전문가인 저자는 전략 쪽에 집중했으나, 그쪽에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내게는 몽골 제국의 저력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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