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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판타지

「더 원더풀 오」- 제임스 서버

by omicron2000 2020.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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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동그라미 한 글자

 
더 원더풀 O
칼데콧 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발칙하고 유쾌한 동화『더 원더풀 O』.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20세기 최고의 작가, 제임스 서버가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발칙하고 유쾌한 모험담을 담은 책이다. 보물을 찾기 위해 우루 섬을 점령한 악당들이 알파벳 ‘O’자의 사용을 금지하면서 벌어지는 떠들썩한 소동을 그려낸다. 1957년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며, 특히 인물 하나하나의 표정이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흰색과 파랑, 검정을 기본으로 한 차분한 색감의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보물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전달한다.
저자
제임스 서버
출판
찰리북
출판일
2014.05.30

 평화롭던 우루(Ooroo) 섬에 알파벳 'O'를 너무나도 싫어하는 해적들이 들이닥친다. 집 안을 뒤지고 연못의 물을 빼고 땅도 파 보았지만 O가 들어가는 잡다한 물건들만 찾았을 뿐, 보물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던 그들은 마을을 점거하며 O가 들어간 모든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한다. 자신의 이름은 물론, O가 포함된 단어조차 제대로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극심한 불편을 겪게 되자 사람들은 악당들 몰래 모여 그들을 물리치기 위한 방법을 찾아 회의를 연다. O가 없어져서 잊고 있었지만 그들은 희망(hope), 사랑(love), 용기(valor)를 가지고 가장 중요한 자유(freedom)를 찾아야 한다는 것들을 깨닫게 되었고, 이내 마을의 전설이 말한 마법의 성이 나타나 해적들을 섬 밖으로 내쫓는다. 이후 마을에는 이 사건을 기려 O 모양의 조각을 세우게 된다.

 매우 짧고 간결한 동화이다. '악당이 와서 사람들을 괴롭히자 마법의 힘으로 물리쳤다'는 단순한 플롯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내용은 O가 들어간 영어 단어를 나열하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단순히 길게 늘어놓기만 할 뿐인데, 이 부분을 읽다 보면 현실에서 O가 들어간 단어가 이렇게나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나온다. 우리말에는 모음이 10개가 넘지만 영어에는 모음이 5개밖에 없어서 O 하나만 없어져도 수많은 단어가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영어 말고도 O를 사용하는 언어는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작중에서는 이를 이용한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개(dog)에는 O가 있지만 프랑스에서 온 개라면 프랑스어로 쉬엔(chien)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해적들의 주장에 맹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언어라는 것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항상 변하기 때문에 당장 단어에 O가 없다고 해도 나중에 생길 수 있는 일이고, 이 지역에서는 O가 있는 단어가 다른 곳에서는 없을 수도 있다. 이는 언어의 사회성을 보여 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언어라는 것은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정해둔 약속과도 같은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서 사람에 따라서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프랑스인의 약속과 영국인의 약속이 같을 이유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언어의 사회성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회의 약속을 개인이 임의로 해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마을사람들이 해적에 맞선 이유이며, 승리할 수 있었던 원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저자는 교훈적인 짧은 동화 한 편을 통해서 언어의 본질과 그 중요성을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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