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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순수문학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by omicron2000 2020.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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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공이 산을 옮겼듯 그는 마을을 세웠다

 
나무를 심은 사람(양장본 Hardcover)
문명과 환경의 심각한 위기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르쳐주고, 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감동적이고 가슴 따듯한 소설! 국내 대표적인 삽화가 최수연의 아름다운 컬러 삽화로 다시 펴낸 개정판이다. 이 소설은 ‘희망을 심고 행복을 가꾼’ 한 사람이 메마르고 황폐한 땅에 홀로 수십 년 동안 나무를 심어 황무지를 생명이 살아 숨쉬는 숲으로 바꾸어놓는 이야기로,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원고를 쓴 뒤 20여 년 동안 다듬어 완성한 작품이다. 1953년 처음 발표된 이래 지금까지 25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이토록 짧은 작품이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는 이유는 깊은 문학적 향기와 더불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다. 공기와 물과 땅이 죽어가고 뭇 생명이 고통받는 파멸의 시대에, 생명을 사랑하며 그것을 가꾸는 숭고한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현대 문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르쳐주는 한 편의 탁월한 ‘우화’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처럼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공동의 선(善)을 위해 아무런 대가와 보상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바쳐 일한 한 사람의 고결한 정신과 실천이 이 ‘지구의 모습’을 바꾸어놓고 ‘세상’을 바꾸어놓는 기적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의 마음속에 ‘희망의 나무’를 심어주고, 우리의 메마른 영혼 속에 푸른 떡갈나무를 키워낼 내일의 도토리를 심어준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삽화가인 최수연 작가의 아름다운 컬러 삽화를 넣어 새롭게 펴냈다.
저자
장 지오노
출판
두레
출판일
2018.03.10

 나무를 심는 한 노인이 있었다. 그는 몇 년동안 황량한 땅에 한 그루씩 나무를 심고 키우며 숲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쟁이 일어났다.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이다. 유럽 전역에서 총탄이 빗발치고, 전차가 사방에서 부딪히는 상황이 무려 5년간 지속되며 수많은 나무가 불타고 쓰러졌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쟁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계속 심으며 숲을 키워나갔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나자 또 한 번의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이번 전쟁은 이전의 것보다 더욱 컸고, 더 오래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노인은 나무를 심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다. 그리하여 전쟁이 끝난 뒤에는 단지 한 사람이 심은 수십만 그루의 나무로 큰 숲이 생겼고, 자연이 돌아올 수 있었다. 심지어 돌아온 것은 자연만이 아니었다. 숲이 생기고, 개울이 흐르자 사람들이 와서 마을을 이루어 살게 된 것이다. 노인이 죽은 이후에도 숲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며, 숲이 남아 있는 한 마을과 사람들도 대를 이어 가며 살아갈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이 짧은 소설은 끝을 맺는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그 길이가 짧은만큼 아주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첫째는 자연(숲), 그리고 둘째는 사람이다. 본문에는 양차 세계대전이 주요 사건으로 나오는데, 전쟁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의 상징으로 쓰였다고 볼 수 있다.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무기가 필요하고, 무기를 이루는 철과 화약, 작동에 필요한 연료는 땅을 파서 캐내야 하기에 이 과정에서 자연이 필연적으로 파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연을 보호하는 존재는 노인으로, 거대한 전쟁 앞에서 그는 한 명의 인간일 뿐이지만 자연을 둔 대결에서 전쟁에 승리를 거두는 인물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두 번째 주제가 두드러진다. 환경을 파괴하는 전쟁도 인간이 일으켰지만, 그에 맞서 환경을 지키는 존재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이 일으키는 것이지만 노인은 한 명이라는 점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데에는 한 명의 작은 힘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노인의 숲이 결국 사람이 사는 마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사람 또한 자연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의미를 요약하자면, 인간과 자연은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환경을 보호하면 자연은 그에 맞게 인간이 살 곳을 제공하는 식으로 보답을 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우공이산 고사를 떠오르게 한다. 높은 산이 있어 사람들이 지나다니기 불편해하자 우공이라는 노인이 삽을 들고 산을 옮겨 놓았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도 우공이 산을 옮김으로써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생기게 되었는데, 「나무를 심은 사람」의 노인과는 무모해 보이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한 끝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첫 번째 주제인 자연에 대해서는 관점이 조금 다르다. 우공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자연을 인위적으로 옮기는 일을 하였고, 노인은 반대로 자연을 되살리는 데에 힘을 썼기 때문이다. 이 점은 단순히 장 지오노가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환경오염을 느낀 시대의 사람이었기에 생긴 차이로, 단지 시대가 달랐던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두 번째 주제에서 본다면 우공 또한 「나무를 심은 사람」의 노인과 마찬가지로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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